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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들

나의 첫번째(?) 캠코더

여행이 취미이다보니 결혼 전에는 혼자서 여기저기 참 뻔질나게 돌아다녔다.
 
지도도 없고, 목적한 곳도 없이 그냥 기분 내키는대로 이정표 나타나는대로 여기저기 참으로 많이도 돌아다닌듯.
 
어느해 겨울..
 
아버지가 새우로 유명하다는 서해 안면도의 백사장 해수욕장 얘기를 해주신적이 있어 무작정 거길 갔었다.
 
여행이 늘 불규칙하기도 하고 차 막히는 시간 피해서 가다보니 백사장 해수욕장에 도착했을 때는 거의 해질녘이었다.
 
차가운 겨울바람 쌩쌩 불어대고 자다 일어나 떠난 길이라 행색은 남루한데, 아무도 없는 백사장 해수욕장에 서서 바라본 일몰은 너무 아름다왔다.
 
구름한점 없이 크고 동그랗게 바다 넘어로 사라져가는 해를 보면서 "저걸 기록해놨으면 좋겠다.."란 생각을 했고, 그 생각의 결과 TRV-11이란 당대 최고의 명기를 구매하게 되었다.(물론 더 좋은거 있긴 했지만 내가 투자할 수 있는 금액 대비 최고의 기종이란 소리다)
 
지금은 단종되어 사진 한장 찾아보기 힘든 기계이고, 중고 거래도 거의 일어나지 않지만 38만화소에 넓은 LCD화면으로 보는 세상은 또 다른 느낌으로 다가왔다.
 
지금은 디카에, 필카에 밀려 집에서 가끔 민정이나 찍어주는 기계로 전락했지만 카메라가 생기기 전까지는 나의 여행길에 언제나 동반자가 되어 주었던 캠코더였다. ^^*
 
오늘 집에가서 어디다 뒀는지 찾아봐야지 ㅎㅎ